[존엄하게 산다는 것] 도입부 - 존엄과 세계의 변천사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지 아니하며 몸이 의복보다 중하지 아니하냐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않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
- 마태복음 6장 25, 26절
프롤로그에서 작가는 질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살고 있는지, 그것이 진짜 중요한지를요.
우리는 한 개인으로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존엄성'을 제시합니다.
자신의 존엄성을 인식하게 된 인간은 결코 현혹되지 않는다.
자. 이제 책을 시작합니다. 1장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고 있을까요?
작가는 어린 시절 숲을 헤매는걸 좋아했답니다. 그곳에서 한 노신사를 만납니다. 그 노신사는 소년이었던 작가에게 원하지도 않던 꽃의 이름, 나무의 이름을 알려줍니다. 그 후 작가의 눈에는 똑같아 보이기만 했던 동식물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저는 시가 하나 생각나네요. ㅎㅎ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중
몇 년 후, 1962년 레이첼 카슨이라는 생물학자가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써냅니다. DDT라는 살충제의 사용이 지구의 생명을 무참히 파괴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죠. 이후 많은 환경운동가들이 투쟁을 시작했고, 전지구적으로 자연 보호와 생물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변한 것은 거의 없었습니다. 효율적인 경제구조와 이윤을 목표로 농업이 달려갔기에, 파괴적인 결과를 만들었기 떄문이죠. 생명뿐만 아니라 인간도 이러한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표준적인 툴에 의해 평가당하고 있죠. 스마트폰과 기업의 광고들에 의해 기만적인 소비문화가 만들어졌고, 소비의 주체인 우리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로 지나치게 분주하며, 쓸데없는 일에 간섭을 하느라 정작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다. 온갖 추측과 편견, 평가와 의도의 포로가 된 것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요? 바로 존엄성을 놓쳤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작가는 학교를 지적합니다.
학생은 조용히 앉아 선생님의 설명과 질문에 집중해야 한다. 학생들에게는 이 설명과 질문이 별로 흥미롭지 않다. 무엇을, 누가, 언제 배우고 알아야 하는지가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사는 동안 '나'라는 존재를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하는 인간은 이렇게 순식간에 특정 시스템에 속한 대상, 지배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그렇게 자기 존엄성을 스스로 꺠우칠 기회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작가는 우리 자신은 물론, 타인을 지키며 살아갈 수 있는 내면의 나침반인 존엄. 이 존엄이라는 가치에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에 맞는지 알아보자면서 2장으로 넘어갑니다.
2장은 존엄의 탄생 역사입니다. 고대 그리스의 존엄은 한 사람에 대한 타인의 평가를 정의했으며,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의 것이었습니다. 중세의 신은 하느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을 이야기 합니다. 선택받고 자유로운 삶을 선물로 받았다고요. 그러나 구세주 이후에도 일부의 사람들은 더 깊은 신앙심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며, 다른 이들에게 체념과 금욕을 주장했습니다.
칸트는 고대와 중세의 문헌들을 파헤치며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가치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그는 본능에 구속되지 않는 '도덕적 자율성'에서 그 답을 찾았고, 다른 사람의 인격과 스스로의 인격을 수단이 아니라 목적으로 대우하라는 말(고급진 표현으로 정언 명령)을 했죠. 이것은 후대에 법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의 고통을 지나서, 1945년 UN 창립국 회원들은 <국제연합헌장>을 발표합니다. 3년 후 UN총회에서 인권선언문을 채택합니다. 인류가 존엄이라는 단어에 주목하게 된 순간입니다. 선언문의 1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인간은 천부적으로 이성과 양심을 부여받았으며 서로 형제애의 정신으로 행동하여야 한다.
존엄에 대한 개념이 역사적으로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살펴보았는데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 온 사람들은 시대마다 존재했습니다. 특정 사회에서 이루어 지고 있는 발전이 사회적 기피 현상과 불안, 문제를 불러올 떄마다 우리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자기이해가 필요하다고 느끼기 떄문이죠.
작가는 이러한 자기이해가 시대마다 어떻게 필요해졌고,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설명합니다. 또 현대사회를 필연적인 결과물로 봅니다. 그런데 과거는 특정한 위계질서가 항상 개입했지만 현대사회는 그렇지 않다면서, 새로운 나침반을 찾아야 할 것을 역설하고, 그 힌트는 우리 뇌에 있다고 합니다.
3장부터는 뇌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특히 뇌의 개방성과 가소성에 관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