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1998년 4월 20일자, 백기완 선생 구술, 김준기 기자 정리
지금은 '달동네'하면 허름한 판잣집이 몰려 있는 산동네를 말한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말을 1950년대 중반 내가 처음 만들었다는 사실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당시 나는 남산 밑 턱에 채알(천막)을 치고 야학운동을 하고 있었다. 가난한 피난민들이 게딱지 같은 움막집을 다닥다닥 지어 놓고 살던 남산의 산동네.
어느 겨울날 마을을 덮은 하얀 눈 위에 비친 달빛을 보며 황홀경에 젖어 이곳이 바로 달동네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만 해도 그저 일본말로 '하꼬방 동네'라고 불리던 곳이었다. 나는 이곳에서 <달동네 소식지>라는 야학 소식지를 만들었다. 이후 달동네란 말은 점점 퍼져 나갔고 특히 지난 1970년대 텔레비전에서 같은 제목의 드라마가 방영된 후 더욱 일반화되었다. 달동네란 말이 이렇게 태어나게 됐ㄷ는 사실은 지난해 한글학회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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