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 맥고니걸 교수는 멘토를 했던 학생에게 아주 장문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합니다. 4년 동안 이끌어줘서 감사하다는 내용이었다는데요. 그 메일에 실수로 답을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일을 미루다가 부끄러움을 느꼈고, 그 학생에게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사과를 할까 고민했다고 합니다.

 

사건의 관계자가 '부당한 취급을 당했는데 정작 잘못한 사람은 꺠닫지도 못한 채 일이 무마되었다'고 느끼면 상황이 악화된다고 합니다. 교수는 빠른 사과의 중요성과 효과적인 (진심을 담은) 사과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사건의 관계자가 '부당한 취급을 당했는데 정작 잘못한 사람은 꺠닫지도 못한 채 일이 무마되었다'고 느끼면 상황이 악화됩니다. 상황이 너무 악화되기 전에 사과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과는 단순히 행동이 아니라 관계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표현이라서 그렇습니다.

 

효과적인 사과는 상대방의 분노와 험담, 복수심 등을 누그러뜨리고 나를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교수는 효과적으로 사과하는 법의 핵심을 소개합니다.

 

1. 우선 내가 사과할 일을 했다고 인정해야 합니다. 에둘러 말하지 말고, 내가 한 일을 솔직히 털어놓으세요.

2. 내 행동 때문에 어떤 결과가 생겼는지, 상대방이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 파악하세요. 여러분이 한 일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줬나요? 얼마나 손해를 끼쳤나요?

3. 그 행동이나 실수에서 배울 점이 무엇인지 생각하세요. 고쳐야 하는 나쁜 습관, 사과할 행동을 하게 한 원인 등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4. 앞으로 관계를 이어나가면서 어떤 점을 약속할 수 있는지 상대방에게 표현하세요. 무엇을 원하는지 물어보고, 보상을 제안해야 합니다. 그리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노력할지 설명하세요.

 

저의 경험으로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계가 흔들릴 때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저는 사과하는 방법에 정말 미숙해서 이 부분을 잘 훈련하면, 앞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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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로빈 던바 교수의 연구에 의하면, 한번에 친밀함을 쌓을 수 있는 상한선은 5명 전후라고 합니다. 인간의 인지 자원에는 한계가 있기 떄문이라네요.

 

작가는 친밀한 관계를 쌓기 위한 방법 3가지를 제시합니다. 시간, 동조, 호혜가 그것입니다.

 

먼저, '시간'입니다. 시간을 들여서 상대방의 호의를 얻으면 경계심을 풀어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효과의 영향이 가장 커지는 접촉 횟수는 10 ~ 20회라고 하네요.

 

다음으로, '동조'란 다른 사람과 똑같이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신뢰감 연구로 유명한 스콧 월터무스는 현대 사회에서 동조 행동의 조건을 2가지로 제시합니다.

 

- 전원이 가까운 장소에서 할 것

- 같은 순간에 같은 행동을 할 것

 

이 조건만 만족하면 내용은 달리기든, 격투기든, 합창이든 관계 없다고 합니다.

 

마지막인 '호혜'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좋아하는 상대에게 이익을 주는 것입니다. 줄 수 있는 이익이 없다면 '신뢰'를 쌓으면 된다고 하네요. 신뢰를 쌓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20쪽

상대가 신뢰감을 느끼게 하려면 먼저 호의를 베풀어야 하는데, 이 때 심리학에서는 자기 노출을 중요하게 여긴다. 자기 노출이란 자신의 고민이나 비밀을 숨김없이 털어놓는 행위를 의미하며, 상대에게 '나는 당신을 신뢰하기 때문에 이런 말까지 하는 것이다'라는 신호로 작용한다.

지극히 당연한 말처럼 들리겠지만 실제 대화에서 자기 노출에 성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갑작스레 심각한 이야기를 꺼내서 상대를 불편하게 하거나, 반대로 대수롭지 않은 고민거리를 늘어놓아서 지루하게 하는 등 적당한 수준을 지키기란 의외로 어렵다. 이 때 사회심리학자 게리 우드의 연구가 도움이 된다. 

게리 우드가 제시한 자기 노출 화제 10가지

1> 돈과 건강에 대한 걱정
2> 요즘 신경에 거슬리는 일
3> 자신의 삶을 행복하고 즐겁게 하는 일
4> 체형, 성격, 기술 등 개선하고 싶은 부분
5> 꿈이나 목표, 야망 등
6> 자신의 성생활에 관한 부분
7> 자신의 약점이나 단점
8> 자신이 분노를 느끼는 일
9> 자신의 취미나 관심거리
10> 창피했거나 죄책감을 느낀 경험

 

 

저는 스스로가 느끼는 고독이라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인간관계를 맺는다는 작가의 관점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는 건 훨씬 더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관계를 맺지 않아도 될 사이지만, 서로 관계를 맺음으로서 함께 성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며, 힘이 되어주는 경험을 하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자기노출 화제 10가지는 주목이 되는데요. 단순히 첫 관계를 잘 맺기 위한 심리학적 테크닉으로 사용하기 위함으로만 보는 건 아쉽습니다. 타인의 통증에 진심으로 참여하고, 그 사람을 깊이 알아가며 긍정적인 관계를 맺기 위한 하나의 팁으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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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능력 

호감 + 존중심

 

 

공감능력  

공감 : 다른 사람의 감정이나 생각을 감지하고 그것을 상대방 입장에서 대신 경험하는 인지적 과정

감정 유발 -> 신체변화 -> 감정인식

 

188쪽

지금 볼펜을 하나 꺼내어 치아로 가볍게 물고 입술이 볼펜에 닿지 않게 해보라. 이렇게 하면 웃을 때 사용되는 근육이 수축된 상태가 되어 뇌는 지금 당신이 웃고 있다고 판단한다. 약한 정도이긴 하지만 볼펜을 이로 무는 것만으로도 간단히 긍정적 정서를 유발시킬 수 있다.

 

자아확장능력

 

200쪽

사랑을 받아야만 사랑을 줄 수 있고 사랑을 받고 자라야만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202쪽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인용

모든 사람은 자신을 보살피는 마음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으로써 살아간다. 내가 인간이 되고 나서 무사히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내 자신의 일을 여러 가지로 걱정했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사랑해주었기 떄문이다. 모든 인간이 살아가는 것도 모두가 각자 자신의 일을 걱정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그들 사이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야말로 나는 깨달았다. 모두가 자신을 걱정함으로써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다만 인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 뿐, 사실은 사랑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다. 사랑 속에 사는 자는 하느님 안에 살고 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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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잘못된 표현이 있다면 그것을 사용할 때 내 말투는 어떠한지, 내 표정은 어떠한지, 내 마음은 어떠한지 찬찬히 다시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누구의 영향으로 혹은 어떤 사건의 영향으로 그러한 습관을 지니게 됐는지 돌아봐야 한다. 어느 시점에 내 말이 성장을 멈췄는지 살펴보는 것이다. 

 

말은 몇 초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지만, 그 한마디 한마디에는 평생의 경험이 담겨 있다. 따라서 당신의 말 그릇을 살핀다는 것은 말 속에 숨어 있는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과 같다. 만약 당신의 말이 잘못되어 있다고 느낀다면 그 이유 역시 당신의 마음 안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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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당신을 드러낸다. 필요한 말을 제때 하고, 후회할 말을 덜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말 떄문에 사람을 잃어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로 한 명이라도 더 살리고 키워낼 수 있으면 좋겠다. 당신의 말은 당신이 없는 순간에도 사람들의 마음속을 떠다닌다. 그러니 진정한 말의 주인으로 살아가기를. 무엇보다도 당신의 일상이 말 때문에 외로워지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p. 11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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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상대가 하는 말의 내용 자체를 메시지의 전부라고 인식하지 않는다. 순간적으로 그 말이 내포한 정서와 전제를 더 근원적인 메시지로 파악하고 받아들인다.

 

가장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 필요한 건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다. '너는 옳다'는 존재에 대한 수용을 건너뛴 객관적인 조언이나 도움은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에게 요리를 해주는 일처럼 불필요하고 무의미하다. '저 사람은 지금 내가 산소가 필요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라는 걸 확인시키는 인증 작업일 뿐이다. 호흡이 가빠 산소 호흡기가 필요한 사람에게 양념치킨을 시켜준다면 고마운 일도 아니고 도움이 될 리도 없다.

 

50쪽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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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책임감은 자신의 인생과 역할에 대한 책임감이다. 그러나 '과잉책임감'은 이를 넘어 상대의 존재 자체를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고 느끼는 것을 가리킨다. 상대의 불편한 감정, 상대가 해결해야 할 문제, 더 나아가 상대가 살아갈 인생 등을 자신이 책임지고 해결해줘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은 자신을 뒤로한 채 상대의 기분을 좋게 바꿔주려고 애쓰고, 상대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주려고 나서고, 상대의 삶을 좋게 만들기 위해 필요 이상 개입하지만, 자신은 점점 소진되고, 상대는 점점 의존한다. 의도는 좋았을지 몰라도 관계는 점점 파행으로 치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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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담에게 최초의 타인인 이브는 아담처럼 흙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아담의 신체 일부로 만들어졌다. 한마디로 아담에게 이브는 남이 아니라 자신의 일부인 셈이다. 이 이야기에는 인간은 타인과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상대의 타자성을 부정하고, 자신의 일부처럼 여기게 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하나가 된다는 것, 말은 참 근사하다. 그러나 이 '하나됨'은 두 가지로 구분해야 한다. 우선 '건강한 하나됨'은 불완전한(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다) 두 사람이 만나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되 각자의 개별성을 유지하는 상호의존적 관계를 말한다. 다른 한쪽에는 '신경증적인 하나됨'이 있다. 후자의 중심에는 유아적 애착욕구가 있다. 갓난아이는 양육자가 잠시 떨어지는 것도 공포로 여기고, 양육자가 온전히 자신에게만 관심을 쏟아주고 돌봐주기를 바란다. 아이에게 양육자의 사정은 전혀 중요하지 않으며 안중에도 없다. 아이는 오직 자기 안위에만 신경을 쓴다.

 

애착이란 자기 생존을 위한 일방적인 집착과 의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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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착함'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마음이 어질고 선하다'는 의미다. 미숙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성숙해서 그렇다. 이들은 자기 주관이 있지만 상대방의 입장을 존중할 줄 알고, 사람들의 시선이 아니라 자신의 내적 기준에 따라 옳고 그름을 구분해서 행동하고,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를 보면 안타깝게 여기고 친절을 베푼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희생'을 착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자기 희생에 바탕을 둔 선은 미숙함일 뿐이다. 미숙한 착함에는 의도가 있다. 인정을 받으려고 하거나, 상대의 호감이나 환심을 사려고 하거나, 친절과 배려의 대가를 바라는 보상심리가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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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관해 나만의 가설을 만들었고, [개인주의자 선언]을 읽고 생각을 바꿨다.

하지만 무엇인가 답답하게 막힌 부분이 있었다.

‘행복이란 진정으로 무엇인가?’ ‘좋은 건가?’라는 두 가지 의문이 풀리지 않았다.

 

서은국 교수는 이렇게 대답한다.

 

‘행복이란 사랑하는 사람과 음식을 먹는 것이다.’

 

스티븐 핑커의 [우리본성의 선한 천사],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 조너선 하이트의 [바른 마음], 캐선 선스타인의 [넛지], 댄 히스 형제의 [스위치]. 이 학자들과 책들이 인기 있는 이유는 뭘까? 내 생각에는 심리학을 20세기 프로이트 철학을 넘어서 과학의 세계로 끌어들였기 때문일 것 같다.

 

과학의 세계로 들어간 심리학은 우리가 주로 이성을 통해서 행동할 것 같지만, 사실은 감정과 직관에 많이 의존한다고 말한다. 서은국 교수는 이러한 관점으로 행복을 바라본다.

 

이제부터는 주로 교수의 말로 서술하겠다.

 

행복은 본질적으로 감정의 경험이며, 의식의 영역이 아니다. ‘생각’을 통해 행복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빨간 사과를 생각해보자. 빨간색은 사과 안에 있지 않고, 사과 표면에 반사된 빛의 파장이 우리의 시각세포를 건드려 신경반응이 뇌에서 합성되어, ‘빨갛다’는 경험을 만든 것이다. 행복감도 그렇다. 행복감도 뇌에서 합성된 경험이다. 그렇다면 이 경험은 왜, 언제 뇌에서 발생할까?
인간과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침팬지들은 수십 마리씩 무리 지어 산다. 두목과 그가 거느리는 몇 참모들의 독재하에. 유전자 분석을 해보면 마을 전체 침팬지 새끼들 중 86% 가량이 정권을 쥔 이들의 자식이다. 옛날의 인간도 이들과 비슷했다.

뇌는 살벌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조상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생존지침서’다. 생존정보를 USB 대신 DNA에 저장하여 유전자 형태로 우리 뇌에 넣어 놓았다. 우리는 의식을 통해서는 이 암호를 전부 알아낼 수는 없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제리 코인 교수는 호모사피엔스가 문명인의 모습으로 산 것은 아주 잠깐이라고 말한다. 인간과 침팬지는 약 600만년 전에 진화의 여정에서 갈라졌고, 문명 생활은 길게 잡아야 6천년 전에 시작했다. 인류의 탄생을 365일로 환산해 보면, 고작 2시간만 문명생활을 한 셈이다. 600만년 간 유전자에 새겨진 생존 버릇들은 아직도 남아있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동물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연구는 심지어 심리학 최고 권위지에 실렸다고 한다. 모든 문화에서 근친 성관계는 금기시된다. 근본 이유는 근친관계에서 태어난 아이가 돌연변인이 생겨 생식 능력을 잃을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물들은 일종의 ‘근친 감지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리버만과 동료들의 연구는 수개월에 걸쳐 여대생들의 문자와 전화의 빈도를 분석했다. 아버지와 딸은 유구한 세월동안 근친관계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사이다. 가임기에 가까워질수록 여대생들은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와 거리를 둔다. 가임기에는 통화빈도와 시간이 줄어들다가, 그 시기가 지나면 또 다시 정상 패턴으로 돌아간다.

이런 동물적인 모습은 스스로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자신은 동물과는 질적으로 다른, 세련된 존재라고 믿으며 살아간다. 이 착각에 다윈의 진화론은 찬물을 끼얹는다.
내일 아침에도 해가 뜰 것이다. 물리법칙에 의해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의 관점에서는 우주의 모든 것이 이유와 목적이 있어 보인다. 봄비는 꽃을 피우기 위해 내리는 것과 같다. 이런 관점을 철학에서는 ‘목적론’이라고 한다.

이 생각의 원조는 아리스토텔레스다. 그는 인간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가 ‘행복’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철학적 배경 위에 현재의 행복 연구가 세워졌다. 그러나 이는 한 철학자가 가졌던 견해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은 아니다.

인간이 우주의 특별한 존재라는 오만에 다윈은 찬물을 끼얹는다. 진화론은 다윈의 개인적 견해가 아니다. 이는 현재까지 모든 과학적 방법들이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있는 사실이다.
진화론의 이렇게 말한다. 동물의 모든 특성은 생존과 번식이라는 뚜렷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도구다.

개에게 먹이를 주려고 하면 재롱을 부린다. 개가 먹이를 먹으려고 하는 이유는 개의 뇌에서 유발되는 쾌감이나 즐거움 때문이다. 인간의 궁극적 목적은 재롱이 아니라 생존이다. 인간이 생존에 필요한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은 무엇일까?

교수의 생각에는 행복이다. 호모사피엔스 중 일부만이 우리의 조상이 되었는데, 그들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냥을 하고 짝짓기를 했다. 고기를 씹을 때, 이성과 살이 닿을 때, 느낌이 완전 ‘굿’이었기 때문이다.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생존하기 위해 필요한 상황에서 행복을 느껴야만 했던 것이다.
행복이 생존을 위한 도구라면,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작동할까?

캘리포니아 해변 근처에는 남들이 해변에 흘린 동전이나 반지 같은 귀중품을 찾기 위해 동전탐지기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동전탐지기의 원리는 간단하다. 쇠 막대가 동전에 가까워지면 ‘삐’라는 소리가 들린다. 신호음이라는 수단을 이용해 동전이라는 목표를 찾는 것이다.

우리 뇌는 단백질로 만들어진 동전탐지기다. 뇌의 시상하부는 쾌감과 연합된 경험을 기억속에 확실히 남긴다. 쾌감의 신호가 켜지며 발생하는 감정을 심리학에서는 ‘긍정적 정서’라고 한다. 

반대로 ‘불쾌’의 감정을 느끼는 경우는 ‘부정적 정서’다.

쾌감과 불쾌의 신호는 우리를 위험을 피하고 기회를 잡도록 해준다. 행복한 사람은 쾌감 신호가 자주 울리는 뇌를 가진 사람이다. 우리 뇌의 행복센터는 언제, 어디에 접근할 때 가장 확실하게 켜질까?
식량 확보라는 생존 과제와 짝찟기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타인이 필요하다. 마이클 가자니가 교수는 인간의 뇌가 ‘인간관계를 잘하기 위해서’ 설계되었다고 한다. 로빈 던바 교수는 진화 과정에서 인간의 뇌가 급격히 커진 시기가 함께 생활하던 집단의 크기가 팽창할 때와 맞물려 있다고 한다.

우리는 사회적 인간의 유전자를 받았고, 그것을 통해 ‘생존 비법 패키지’를 전수받았다. ‘생존 비법 패키지’에는 두 가지가 들어 있다. 먼저 ‘고통’이라는 경험이 있다. 뇌에서 육체적 고통을 인지하는 부위와 사회적 외로움으로 인한 고통을 인지하는 부위는 같다. 팔 잘린 사람과 여자친구랑 헤어진 사람은 뇌에서 동일한 부위가 자극된다.

엽기적인 연구가 하나 있다. 대학생 62명의 사회적 고통을 측정하고, 이들을 나누어 통제집단에게는 효과가 없는 알약을, 실험집단에게는 진통제를 복용하도록 했다. 진통제를 복용한 집단이 사회적 상처를 덜 느꼈다. 진통제가 사회적 고통을 덜어준 것이다.

‘생존 비법 패키지’에 들어있는 다른 내용물은 ‘쾌감’이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확보해야 했던 절대적 자원 중 하나가 ‘사람’이다. 먹는 쾌감을 느껴야 음식을 찾듯 사람이라는 생존 필수품을 확보하기 위해 인간을 좋아한다. 사람을 만나고 살을 비빌 때 뇌에서는 쾌감을 대량 방출한다.

 

- 행복은 ‘reset’ 버튼을 가진 감정이다. 아이스크림과 같다.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다.
- 외향성은 사회성이라는 즙을 듬뿍 머금은 과일이다.
- 개인주의를 중시하는 사회가 집단주의 사회보다 행복을 느끼기 더 좋은 사회다.
- (남들의)‘가치있는 삶’과 ‘행복한 삶’은 다르다.

 

행복을 다룬 이 책을 읽는 내내 행복했다. 행복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이 좋았고, 철학에서 벗어난 과학적 분석이 좋았다. ‘어떻게 행복할 것인가 보다, 왜 행복해야 하는 가’라는 독특한 질문을 던지는 교수가 좋았다.

 

이 책은 불과 192쪽의 책이다. 독해력이 나빠도 도전해 볼만한 분량이다. 교수가 엄청난 필력을 가지고 있다. 재미있게 글을 읽을 수 있다. ‘이렇게 글을 쓰고 싶다’라고 생각한 책은 유시민 작가 책 이후로 처음 본다.

 

행복의 실체에 관심이 있는 사람, 진화심리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강추 하고 싶은 책이다.

서은국 교수의 세바시 강연 링크로 서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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